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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GO를 찾아서]그때 그 시절 날 위로했던 '카세트 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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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빛효 조회4,024회 댓글0건 작성일20-05-1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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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출시된 소니 '워크맨', 전 세계적으로 인기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음악 대중화에 크게 기여
MZ세대 레트로 열풍으로 다시금 주목
전문가 "결국 위안받고 싶은 심리"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 열풍이 여전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스트리밍 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공테이프를 이용해 라디오를 들으면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때마다 직접 녹음을 해서 만든 ‘나만의 테이프’를 만들기도 했다.

때문에 ‘마이마이(mymy)’, ‘워크맨(walkman)’으로 통칭하되는 카세트 플레이어는 지금의 ‘잇템’으로 불렸다.

지난 1979년 소니가 출시한 ‘워크맨(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음악을 듣는다는 뜻으로 지어졌다)’은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사람들은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워크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지금도 그렇게 통용되고 있다.

이후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시장에는 일본의 파나소닉, 산요, 아이와 등 경쟁사가 속속 가세했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005930)가 ‘마이마이’, LG전자(066570)가 ‘요요’라는 브랜드로 1980~90년대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별도의 디스크가 필요 없는 MP3플레이어가 등장하면서 2000년 들어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그리고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소니는 지난해 12월 워크맨 40주년을 맞아 한정판 모델을 내놓았다. 이는 1990년대 추억의 음악방송 무대를 정주행 하며 레트로에 푹 빠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다시 워크맨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가 출시한 40주년 기념 워크맨 (사진=소니코리아)
당시에는 음악이 거리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었다. 길거리를 다니면서 내가 좋아하는 ‘오빠’ 혹은 ‘누나’의 노래를 듣기 위해 라디오 앞에 앉아 녹음 버튼을 꾹 눌렀던 시대기도 하다. 지금의 30, 40대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라디오를 즐겨 듣던 그 시절, 워크맨 하나 갖는 것이 소원이었던 적도 있다. 많은 이들은 라디오 하나 두고 안방에 엎드려 잠 못 이루는 그 밤을 보냈고, 온 밤 내내 편지를 쓰면서 사랑과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는 음악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스마트폰으로 라디오 청취뿐만 아니라 TV도 시청할 수 있고,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 그 시절 감성은 따라가지 못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등장하는 ‘워크맨’ (사진=tvN ‘응답하라 1988’)
음악은 청춘이자 추억이다.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 그 시절이 떠오르고 아련해지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해 유튜브에서 ‘온라인 탑골공원(온라인 탑골공원’은 ‘온라인’과 노년층이 많이 모이는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을 합친 신조어다)’이 유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일 것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불기 시작한 레트로 열풍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나오면서부터 더욱 거세졌다. 시대의 흐름에 밀려 사라지거나 잊힌 대상들, 또는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대상들의 과거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하나의 유행으로 떠올랐다.

카세트 테이프의 역사도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나만의 앨범을 갖고 싶다는 ‘소장 욕구’가 카세트 테이프 시장 부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이는 “이젠 스트리밍 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음원을 들을 수 있는데 왜 굳이 까다롭게 카세트테이프를 사용해 듣냐”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하지만 ‘워크맨’을 기억하는 이들은 모두 옛 향수를 자극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카세트테이프를 수집하는 이들과 오래된 워크맨을 다시 구입해 사용하는 이들이 많았다.

A(37)씨는 최근 중고사이트를 통해 워크맨을 구입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께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워크맨을 샀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라며 “얼마 전 집 정리를 하다가 오래된 테이프들을 발견했다. 옛 생각이나 인터넷에서 워크맨을 구입하게 됐다. 노래를 들었을 뿐인데 그때 그 시절 생각이 많이나 혼자 웃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같이 계속되는 레트로 열풍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볼까.

전문가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결국 위안받고 싶은 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이라며 “1990년대의 영화, 드라마, 가요가 품고 있는 그 시절의 문화적 감수성이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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